죠르죠 아감벤의 Profanation을 초역하고 있다. 전체 10개의 글 중에서 두 개의 글은 A4로 한 장도 채 되지 않는다. 이렇게 보면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. 그러나, 아감벤의 다른 책이나 글들이 그러하듯이, 때로는 당혹스러운 이야기들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. 이 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. 5장에는 '패러디'라는 제목이 달려 있는데, 처음부터 이탈리아의 엘사 모란테가 쓴 소설에서 시작한다. 아직 초역인 탓에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보니 국내에도 이 책이 번역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웠다. 문학과 지성사에서 2007년에 천지은 씨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. 한국어본 제목은 <아서의 섬>이다.
그런데 알라딘에서 원제를 보면 L' isola di Arturo라고 되어 있다. 이탈리아어로 하면 <아르투로의 섬>이라고 해야 할텐데, 왜 '아서'라는 영어 냄새 자욱한 번역어를 택했을까? 더욱이 아르투로는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데 말이다. 자세한 사정은 일단 이 소설을 읽어보고 판단해야 할 터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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